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더 배우고 더 나누고 다시 사랑하고

삶이 하루살이 같다

 

아버지가 대학병원에 입원하셨다.

70대 때는 그래도 혼자 잘 다니시고 아파트 헬스장에서 운동도 자주 하셨는데

80대 부터는 확연히 등도 휘고 기력도 많이 없어지고.

그래서 그런지 2주 전 코로나가 덮쳐 폐기능에 문제가 생겼다.

 

노령이시라 주중 병문안 방문하는 게 좋겠다는 담당 전문의님 소견에 따라

급히 하루 휴가를 내고 내려갔다.

 

침대에 누워 있으면 나약해질까봐서 주무시기 전까지는 종일 앉아서 호흡 운동이랑 손발 운동을 계속하신다.

 

나는 잠시 아버지를 훑어보는데,,   돌아보면 참 어려운 일도 많았다.  남다른 가정사도 많았다.  

즐거웠던 일은 기억에 없고 슬펐거나 긴박했던 일들,,  가슴아픈 일들로 내 머리가 가득하다.

아버지도 그러하신지 잠시 숨을 고르시고는,  "인생 돌아보니 하루살이 같다" 하신다.

 

내 인생도 돌아보면 넘어지고, 이겨내고 실망하고 다시 도전하고 성취하고 세상 다 가진 것 같았을 때도 한낱 며칠..

다음 고비, 그 다음 산과 계곡이 얼마나 많았던가

 

광복 전 태어나서 시대의 격변기를 다 지나온 아버지의 인생이 하루살이 같다는 것은 

더 이상 나의 의지와 용기대로 삶을 이끌어 갈 수 없음을 의미하는 한숨같다.

 

전력 질주한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한 뒤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는 다음 대회는 꼭 우승할거야 다짐하는데

이게 마지막 대회라니.  허망한 하루살이, 그래도 왜 그렇게 열심히 사셨는지 우리들은 다안다... 

 

아버지 머리 위에 하나님의 위로와 축복이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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